구글 공식 사이트에서 Google AI Pro는 매월 19.99달러입니다. 18개월 정가로 치면 거의 400달러, 한화로 약 55만 원에 달하죠. 그런데 중국 중고 거래 플랫폼인 시엔위(Xianyu)에서는 똑같은 게 5위안(약 1,000원)에 올라와 있습니다.
500배에 달하는 가격 차이라니,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사기라고 생각할 거예요. 하지만 실제로 사서 등록해 본 사람들은 정상적으로 활성화되고 잘 쓰인다고 인증 글을 수없이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질문을 이렇게 바꿔봐야 합니다. 대체 중간의 500배 차이는 무엇으로 메워진 걸까요?
정답은 인도에 있습니다.
이 멤버십들의 진짜 출처는 이렇습니다:
2025년 10월 30일, 구글과 인도의 최대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Reliance Jio)가 파트너십을 맺고 Jio 사용자들에게 18개월간 Google AI Pro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인도 공식 가격으로는 ₹35,100인데 이벤트 기간 동안 전액 무료이며, 프로모션 기간은 2025년 10월 30일부터 2026년 10월 29일까지입니다.

구글이 막대한 자본으로 시장 점유율을 사고 있는 셈이죠. 인도에는 무려 5억 명의 Jio 사용자가 있습니다. AI 구독권 하나로 이런 규모의 유저층을 끌어모을 수 있다면 남는 장사죠. 동시기에 구글은 인도 현지 AI 인프라 구축에만 150억 달러를 쏟아부었으니, 멤버십을 뿌리는 건 이번 빅픽처에서 가장 저렴한 한 수에 불과합니다.
지오 프로모션 수령 조건은 네 가지입니다:
Jio의 일반 리테일 SIM 카드 보유 및 만 18세 이상.
월 ₹349 이상의 무제한 5G 요금제 이용 중 (2026년 2월 이후 일부 유저는 ₹299 요금제까지 완화).
전화번호 1개당 1회만 수령 가능.
18개월 전체 기간 동안 해당 요금제가 계속 활성 상태로 유지되어야 함.
바로 이 마지막 조건이, 나중에 생길 모든 문제의 근원입니다.
그렇다면 1,000원(5위안)이라는 가격은 어떻게 나온 걸까요?
₹349는 한화로 약 5,500원(약 30위안) 정도입니다. 이것만 계산해 보면 판매자는 인증 코드 하나를 뽑을 때마다 최소 한 달 치 요금 5,500원을 먼저 결제해야 하므로, 1,000원에 팔면 무조건 적자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장부는 그렇게 돌아가지 않아요.
실제로 이 사업을 굴리는 사람들은 원래부터 수천, 수만 장의 인도 실명 인증 유심(SIM) 카드를 대량으로 쥐고 있던 업자들입니다. 이 유심들의 본업은 각종 앱과 플랫폼의 SMS 인증번호를 수신해 주는 문자 수신 대행(SMS 인증 대행) 서비스예요. 문자를 계속 수신하려면 유심 회선을 살려둬야 하니, 매월 나가는 통신비는 원래부터 그들의 본업에서 고정비로 처리되던 비용입니다.
그런데 구글 이벤트가 시작되면서, 원래 매달 요금을 내며 굴리던 수천 개의 번호마다 ’18개월 무료 멤버십 자격’이 공짜로 덤처럼 떨어진 겁니다.
그들에게 추가로 들어간 원가는 ’0원’인 셈이죠.
따라서 5위안은 정교하게 책정된 가격이 아니라, 길에서 공짜로 주운 물건에 아무 숫자나 붙여서 파는 것과 같습니다. 5위안에 팔든 50위안에 팔든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고, 그저 얼마나 빨리 털어내느냐의 문제일 뿐이에요. 가격이 88위안에서 19위안, 6위안, 5위안까지 끝없이 추락한 이유도 원가 하한선이 아예 없기 때문입니다. 박리다매로 털려는 사람이 나오면 가격은 계속 내려갑니다.
스크립트로 자동화해서 대량 수령할 수 있을까요?
이런 가격 차이를 보면 누구나 가장 먼저 스크립트 자동화를 떠올릴 겁니다. 스크립트는 짤 수 있지만, 별 도움이 되진 않아요. 병목은 코드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장 넘기 힘든 장벽은 실명 인증입니다. 인도 휴대폰 번호는 인도의 신분증 시스템인 아드하르(Aadhaar) 인증을 거쳐야 해요. 해외에 거주하면서 합법적인 인도 실명 유심을 대량 확보하는 건 코드로 해결할 수 없는 현실의 문제입니다.
두 번째 장벽은 서버 측 제한으로, 번호 하나당 딱 한 번만 수령 가능하므로 재전송 공격 여지가 없습니다.
세 번째 장벽은 결제로, 요금 충전은 인도 현지 결제 수단을 거쳐야 합니다.
스크립트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오직 마지막 단계, 즉 링크 자동 수령과 대량 추출뿐입니다. 그런데 이건 전체 체인에서 가장 가치가 없는 단계예요.
이 비즈니스의 진입 장벽은 그 수많은 실명 유심 자체에 있으며, 자산과 규제의 문턱이지 기술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도 현지에 사람이 있는지, 유심이 있는지, 공급선이 있는지가 전부이며, 코딩 실력은 이 체인에서 아무런 이점을 주지 못합니다.
게다가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타인의 명의로 된 인도 SIM 카드를 대규모로 보유하는 행위는 인도 현지에서도 불법이며, 보이스피싱 범죄 단속의 주요 타깃입니다. 이건 이미 단순한 혜택 체리피킹의 영역을 훌쩍 벗어난 일이에요.
구매자는 과연 어떤 리스크를 안게 될까요?
먼저 다행인 점부터 말씀드릴게요. 이건 도난 카드로 결제하는 사기 충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입니다.
Jio 코드는 구글 공식 프로모션으로 발급된 정품 혜택이며, 링크를 받아서 본인의 구글 계정에 연동하기 때문에 계정 비밀번호를 넘겨줄 필요가 없습니다. 교환 과정 자체는 정상적인 경로를 밟습니다. 따라서 내 구글 계정 자체가 해킹당하거나 정지될 위험은 극히 낮아요.
진짜 문제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가장 큰 리스크는 멤버십이 어느 날 갑자기 증발한다는 점입니다. 약관에 분명히 적혀 있죠: ‘18개월 동안 요금제가 계속 활성 상태여야 한다.’ 판매자는 딱 한 달 치 요금만 내고 코드를 뽑아서 여러분에게 판 뒤 손을 뗍니다. 해당 유심의 요금제가 끊기는 순간, 연동된 여러분의 구독도 함께 취소됩니다. 그때 가서 판매자를 찾아봤자 상점은 이미 폐업하고 다른 간판으로 바꿔 달았을 확률이 100%예요.
두 번째는 구글의 어뷰징 제재입니다. 이렇게 대규모로 국경을 넘나드는 비정상적인 코드 교환을 구글이 모를 리 없습니다. 언제 규정을 강화하고 일괄 회수할지의 주도권은 전적으로 구글 손에 달려 있어요.
세 번째는 판매자 사기입니다. 정상적인 Jio 코드는 활성화 링크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만약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판매자가 있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환불받고 나오세요.
또 다른 저렴한 루트 2가지
Pixel 기기 인증: Pixel 10을 구매하면 1년치 Pro를 제공합니다. 이쪽이 훨씬 안정적이에요. 하드웨어 기기에 귀속되는 방식이라 매달 무언가를 갱신할 필요가 없습니다.

학생용 edu 이메일: 구글이 학생들에게 15개월 멤버십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중고 장터에 저렴하게 풀리는 것들은 대부분 유령 학교 이메일에 가상 카드로 등록한 서브 계정들입니다. 이 방식이 리스크가 가장 커요. 계정 생성 자체가 신분 위조로 이루어진 거라, 구글이 2차 본인 인증을 요구하는 순간 계정 전체가 한 번에 날아갑니다.

세 가지 경로의 위험 수준은 완전히 다릅니다. Jio는 혜택이 중도 회수될 수 있는 정도이고, Pixel은 비교적 가장 안전하며, 학생 계정은 계정 자체가 날아갈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살 만할까요?
서브 계정으로 가볍게 찍먹해 볼 용도라면 1,000원에 사서 딱 3개월만 버텨줘도 본전은 뽑습니다. 고민할 가치조차 없을 만큼 싼 가격이니까요.
하지만 메인 업무용 구독으로는 절대 쓰지 마세요. 본 계정에 연동하지 마시고, 18개월 동안 쓸 수 있을 거라 믿고 장기 계획을 세우지도 마세요. 5TB 용량을 준다고 해도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되는 소중한 파일을 올려두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이 천 원에 산 것은 사실 ’언제 끊길지 모르는 시식용 체험권’에 불과합니다. 체험권으로 생각하고 쓰면 돈값을 톡톡히 하겠지만, 진짜 18개월 정식 멤버십이라고 믿는 순간 큰 실망을 하게 될 거예요.


